공지사항

2025 상화문학제 백일장 대상작 발표
25/07/07 수성문화원 조회 139
<2025 상화백일장 – 초등부 상화대상>

꽃길을 향해 철길을 걷다
                              공도윤 (대구삼육초 6학년)

 
난 오늘도 철길을 걷는다
 
변덕스럽게
뜨거워지고 차가워지는
철길
 
다툼의 터만 남아있는,
감정없이 녹슬고 까칠해진,
걸을 때마다 발에 상처가 남는
철길
 
사람 한명 없고
오로지 나만 홀로 남겨진
철길
 
언제 기차가 올지 모른다
이 철길에서 멀어지고 싶다
하지만 그럴수가 없다
이것이 바로 나의 길인걸
 
어떤 때에는, 내가 걷고있는 이 길이 맞는지 궁금하다
이 변덕스러운 철길을 내려 올 수 있는지
언제 꽃길이 나올지는 모른다
하지만 난 계속 앞을 향해 나아간다
 
조금만 더 가면 꽃길에서 꿈을 펼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채
 
오늘도 철길을 걷는다.

 


<2025 상화백일장 – 중고등부 상화대상>

녹슨 칼
                                진재현 (경북공업고 2학년)
 
저 들녘 끝에 녹슨 칼
잠든 불꽃처럼 숨을 쉰다
낡은 손잡이엔 굳은 다짐
조용히, 그러나 깊게 찔린다
 
한때는 버려진 정의였고
밤마다 목청을 돋운 시였다
녹슨 칼, 그 묵은 언어로
불의의 가슴을 가만히 짖는다
 
사람은 지고 칼은 남아
진실의 껍질을 천천히 벗긴다
썩은 피 묻은 바람 속에도
그 침묵은 여전히 선명하다
 
희망이 사라진 거리에도
녹슨 칼은 기억을 벤다
눈부신 날에 돌아오기 전
시인의 마음처럼 견딘다
 
저 들녘 끝에 녹슨 칼
다시 한 번 날을 세운다
울먹이던 그 날의 시처럼
그리움은 조국의 봄을 기다리네




<2025 상화백일장 – 일반부 상화대상>

천사는 한쪽 날개만을 가진다
                                 김병우 (대구시 중구)
 
시 읽기 모임에서다
 
흰 지팡이와 보청기가
한 쌍의 수저처럼 나란하다
여든의 생기는 그들 삶의 내공이다
 
흰 지팡이 차례가 왔다고
누군가 펼쳐준 책을 대신
보청기가 읽는다
 
자기 입에는 닿지 않는 긴 숟가락으로
상대를 떠먹여 주는 천국을 본다
 
수업을 마친 두 사람이 방을 나선다
보청기의 왼팔에 의지한 흰 지팡이
 
천사들은 종종 한쪽 날개만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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